낡은 방

시(詩) 2011. 6. 18. 16:38

낡은 방

 

여든 아버지 힘겨운 숨소리

비틀리고 녹슨 대문 삐걱이는 소리

집 잃은 고양이 기웃대는 발자욱 소리

울 너머 지나는 이의 층층계 밟는 소리

추위도 못 막고 찬바람만 쌩쌩

더위도 못 막고 땀 젖은 방바닥

먼지 쌓인 창문에 뿌우연 풍경

비에 젖은 보꾹에 청테이프 한 장

 

열어 젖히기도 닫아 잠그기도

덜그럭대서 뻑뻑하고 쉽지 않다.

 

밀리고 쪼들린 내 지친 맘도 딱 이 낡은 방 한 칸.

바람 좀 쐬자!

                                                       (2011.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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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람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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