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었던 것 같다.

▲ 춘천시장 이광준 씨

강원도와 도교육청이 재정의 80%를 지원하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춘천시가 강원도 18개 시군 중에서 유일하게 거부하고 나섰다는 기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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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이 생각났다.

동네 주민자치센터(동사무소) 복지담당을 만나 복지상담을 받으면서 구차한 하소연을 어렵게 털어놓은 끝에 고작 짤막하고 무성의한 답변 몇 마디를 들어야 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강원도의 무상급식지원 정책은  초등학생도 아니고 자녀도 없는 나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일은 아니지만 기뻐하고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굳이 이런 경험이 아니었더라도 상식적으로만 생각해 봐도 우리의 공교육 환경이 얼마나 윤택해지는 좋은 일인가?

그런데 춘천시는 이것을 거부하고 반대하였다. 왜?

신문기사를 통해 춘천시의 입장이란 것을 살펴보면

(춘천시가 여러가지 거부논리를 내세우지만 많은 부분들은 전면무상급식 지지측과 진실공방에 가까운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춘천시가 전면무상급식을 거부하며 내세우는 가장 효과적인 명분은

빠듯한 시 예산에서 '전면무상급식'에 돈을 쓰느니  '노인 일자리 창출'에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춘천시민을 위해, 없는 복지예산을 잘 쪼개서 쓰려고 고민하는 중인데 이번엔 전면무상급식 재원까지 마련해야 되느냐 하는 식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명분에 춘천시가 얼마나 순수한 진정성을 가지고 있을까 매우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내가 살고 있는  '춘천시 효자 1동'이라는 동네 상황 때문이다.

효자 1동은  춘천시 외곽의 면단위 지역보다도 인구수가 적고 노령인구가 많은 동네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춘천시가 현재 '약사재정비사업'이라는 것을 벌이고 있는데,

'노인일자리창출' 복지예산 운운하는 춘천시가 이 힘없고 노령인구 많은 동네 주민들을

무조건 동네 바깥으로 몰아내는 식의 개발사업을 밀어부치는 인상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 춘천시청 홈페이지 첫화면 (2012. 1. 20)

▲ 약사재정비사업 안내문 (시청 홈페이지, 2012. 1. 20)

시청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재정비사업에 대한 안내광고를 볼 수 있지만 주민설명회에 참석하면서 내가 대략적으로 이해한 사업의 요지는

이런 게 아닌가 싶다.

1) 서울간 복선전철화하면서 예상되는 교통량을 고려하여 연계 도로를 확장, 확충 하는 등의 정비사업을 한다.

2) 동시에 재정비 도로 근처 주택가에 주택재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3) 이러한 구상에 따라 대상지역을 9개지구로 나누어 사업을 벌인다.

그리고 이런 계획하에 우리 동네는 "약사재정비사업" 8지구 대상지역이 되었다.

 

그런데 내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정말 주민들에게 유익한 사업인가?"

Posted by 사람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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