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나는 꼼수다"의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합동취조회'를 들었다.
민주통합당은 우리나라 야당 중 득표율 1위의, 명실상부 야권 제1 정당이다.
당연히 수구매국노세력의 대통령후보와 대결을 펼칠 야권통합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당이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 후보들의 식견을 듣고는 대단히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얘기해서 수구매국노세력에게 이번 대선이 절박함의 문제라면 이날 방송에 나온 경선후보들에게 대선이란
한낱 개인의 권력욕 정도인 것 같았다.
4대강 사업 댐(=보)을 폭파해야한단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흔쾌히 동의를 하는 후보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신중한 입장에서 타당성 검증과 손익심사 후 실행하겠다는 게 중론이었다.
한미FTA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폐기를 단정하는 후보는 없었다.
외교상 사정과 국가이익을 절충하여 최선을 찾겠다는 게 대답이었다.
또 왜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느냐고 물었지만
과거 자기들이 자랑할만한 정치이력이나 관료경력을 내세워 '내 출마 당위성이야 국민들이 잘 알지 않겠냐'하는 식으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문재인 정도가 자신의 출마 변을 좀 설득력있게 말했다고 할까? 그들 중 제일 구체성과 기승전결이 있는 출마 이유였다.)
그들의 식견은 전략상 자로 재고 가위로 잘라낸듯 신중하고 조심스러울 뿐이었다.
답답했다.
지금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내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끔찍한 세상이다.
세계 자살율 1위의 나라.
가계부채 1,000조에 해고가 곧 살인이 되는 나라.
용역깡패와 경찰이 사람에게 맘대로 욕하고 때리는 나라.
한진중공업, 강정마을, 용산철거, 쌍용자동차, 두물머리, 4대강사업, 한미FTA, 저축은행,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10·26부정선거(일명 'D-dos사건'), BBK, 청와대 불법민간사찰, 한일군사정보협정, 종편채널, 언론미디어 악법...
단죄하고 징치해서 바로 세워야 할 것이 너무도 많은 개판의 세상이다.
800만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하거나 7년간 초중고 무상급식이 가능한 돈을 퍼붓고도 끝나지 않은 4대강 사업.
4대강 댐(=보) 폭파는 당연해 보인다.
ISD, 래칫, 네거티브 방식 개방, 스냅백 등 한국의 독소조항들로 가득찬 한미FTA협약.
한미FTA폐기도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그들은 '폭파'도 '폐기'도 단언하지 않는다.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것을 그들은 당연하게 말하지 않는다.
본심이 그 정도 수준 밖에 못되는 건가?
그게 아니라면 그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이해할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것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어떻게 표를 달라고 하는가?
(2012년 9월 9일 씀)
'내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정미와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 (1) | 2012.08.22 |
---|---|
정치중립 (0) | 2012.06.29 |
내가 트위터를 하는 이유 (0) | 2012.06.25 |
맑스는 인간에 대하여 어떻게 이야기할까? (0) | 2012.06.06 |
이상한 가치판단 (0) | 2011.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