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심리
뒤란에서 커다란 크레인 하나를 발견하고 겁이 덜컥난다.
동네에서 얼쩡대는 새빨간 크레인 녀석.
이 가난한 동네에 뭐 주워먹을 게 있어서 이렇게 어슬렁 거리나?
또 허허로운 세상소식처럼 이 허름한 동네에도
개발의 바람이 부는건가?
덜그락 쿵쾅, 덜그락 쿵쾅.
이웃집 개축공사에도 요란한 진동과 소음으로 지치는
돈없고 힘없는 가난한 집인것을...
있는 놈들은 또 무슨 꼼수를 부려
없는 사람 등짝을 후려칠 흉계를 꾸미려는 걸까?
씁쓸하고 두려운 마음만
굶주린 뱃속을 쓰리게 한다.
(2011. 10. 9.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