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의 주민설명회 이후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서 그냥 그렇게 또 시간만 흘러가나 보다 싶었다.

그도 그럴것이 주민설명회에서 이렇다할 세부사항이 발표된 것도 없었고

주민질문 등에 따른 확약된 답변 등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네 주변에 길을 닦으려는 것인지 중장비 한두대가 언뜻 언뜻 나타나기도하고,

또 동네 아주머니 두어 분이 춘천시의 입장만 반영된 사업방식에 반대하는 주민 서명서를 받으러 집으로 방문하시기도 하고

공청회 안내문이 날아오기도 하면서 8지구 약사재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었음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춘천시가 벌이는 이 사업이 정말로 지역주민에게 유익한 사업이라면

짚고 싶은 문제점과 궁금한 것 몇 가지가 있다.

문제점1. 주민공람공고 안내문 등 주민공람과 관련한 어떤 정보도 춘천시로부터 받은 적이 없다.

→지역주민의 유익을 위한 사업이 되려면 사업 절차상 주민들에게 사업 이해 차원에서도 많은 정보 제공이 필수적인 것 아닌가?

 

문제점2. 2차 주민설명회에서 언급했던 "사업찬반에 대한 주민의견수렴"이 전혀 없거나 거의 미미하다.

→우리 부모님의 경우, 시청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한번 방문하기는 했다는데 방문의 성격이나 취지에 대해서도 부모님은 거의 이해를 못하시고 '약사재정비사업'에 대해 떠들고만 갔다는 식으로 말씀하신 것으로 보아, 사업찬반에 대한 주민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점3. 10월말에 연다던 주민공청회는 일정연기에 대한 안내 없이 11월말경인가 열려서 일정이 지켜지지 않았다.

(참석하진 않았지만, 주민공청회 안내문을 11월에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계획된 일정이 훨씬 지난 후라는 것이다.)

자신들이 발표한 행정 절차상의 계획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일정연기에 대해 주민들에게 안내문 발송 등의 배려조차 않는 춘천시의 사업추진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 4개동으로 이루어진 낙원아파트 (2012. 1. 18)

 

궁금1. 2차 주민설명회에서 주민 질문에 따르면,

'낙원아파트가 8지구에서 제외되었다'고 하는데 낙원아파트는 8지구인 우리집 바로 건너편이고 4개동 밖에 안되는  단지인데

왜 8지구에서 제외됐을까요?

만약, 낙원아파트 단지가 8지구에 포함된다면 51%라는 춘천시 소유지분도 그만큼 줄어드는 게 아닌가요?

 

 

춘천문화예술회관으로 가는 길, 공사안내판으로 통행차단되어 있다. 주민 한 분이 불평을 하면서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2012. 1. 18)

춘천문화예술회관으로 가는 길 (2012. 1. 18)

춘천문화예술회관 통행차단 안내표지판 (2012. 1. 18)

 

궁금2. 초등학교전면무상급식 비용20%는 예산편성 못하겠다는 춘천시가

아직도 멀쩡해보이는 춘천우체국 건물은 부숴서 도로확장하겠다하고

보도블록 까뒤집으면서 문화예술회관 앞마당 공사하고 하는 이유는 뭔가요?

도대체 "약사재정비사업"을 지지하고 추동하는 사람과 계층은 누구입니까?

정말로 지역주민을 위한 개발사업이 맞습니까?

개발의 이익을 주민들에게 분배해 줄 것이 확실합니까?

 

Posted by 사람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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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2번의 주민설명회를 간 적이 있다.

귀가 어두우신 80대 아버지를 대신해서 참석했다. (70대 어머닌 그때 병원에 입원중이셨던 것 갈다.)

집을 사본 적도 없고 부동산이라든가 이런 쪽에 거의 어두운 상황이었지만,

동네를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는 재개발사업 분위기에서  그래도 피해 안보고 우리집을 지킬 수 있는

정보 하나라도 있으면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갔다.

 

첫번 주민설명회는 별다른 게 없었던 것 같다.

주민들의 상당한 참석에도 불구하고 설명회를 개최한 춘천시에서 내놓은 내용은

"약사재정비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법령(그것을 정확히 법령이라고 부르는지, 아니면 시 조례라든가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이 통과됐다'는 게 전부였다.

개발을 위해 시가 주민들에게 보장해주거나 대책 마련을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도로정비사업은 시가 알아서 추진할테니 신경쓸 일이 아니고 주택개발은 민간개발하는 것이니 주민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낡고 오래된 집들이 많아서 개발의 필요성을 주민들이 느끼고는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환경이 시의 책임있는 태도와 보장아래 다른동네들(석사동, 퇴계동, 온의동)처럼

개선되길 바라는 것이지,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사업의 이름으로 동네 아무데나 함부로 길을 깎거나 내버리고 나몰라라하는 식으로 끝나버리는 개발을 바라는 게 아니었다.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게다가 동네 일부에서 만들었던 '효일조합'이란 이름의 민간재개발이 최근까지도 공사를 못하고 계속 말썽이 일어나는 것을 보아온 주민들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두번째 주민설명회 안내문을 받았다.

자신의 이름을 '신용주(?)'라고 밝힌 시청 도시정비과장이 설명을 맡았다.

 

내용은 딱 2가지였다.

1) 첫번 주민설명회에서,

민간개발방식의 주택개발사업을 '도시개발법'인가 하는 방식으로 바꿔 주택재개발사업을 벌이겠다는 것.

(사실, 행정상의 차이일 뿐 주민들에게 무슨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음.)

2) 8지구 약사재정비 사업의 구체적 사업 시행계획을 설명하겠다는 것.

 

 

듣고나서

이런 쪽에 아는 바도 없고 설명회랍시고 떠드는 법령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었지만

가만히 앉아 듣고만 있다 갈 수는 없다 싶어서 논리적으로 몇가지를 짚어 물었다.

 

그 중 기억 나는 것이

1.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주거용 부동산이지 재테크의 부동산이 아닙니다.

몇 푼 쥐어주는 식의 보상방식이 아니라 이주대책을 보장하는 보상방식은 마련되어 있지 않나요?

▶ 답변: LH공사와 분양계약을 통해 이주대책 보장방식을 계획했지만 LH공사의 분양계획차질로 어렵습니다.

2. 사업예산이 안내문에 800억이라고 나와있습니다.

보상가 감정도 안나온 상황에서 어떻게 사업예산 규모가 나올 수 있나요?

(몇 푼 쥐어주고 쫓아내겠다는 계획이 들어있는 건 아닌가요?)

▶답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저희 자료에 따른 대략적인 산출규모입니다.

3. 주민 의견을 묻겠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의견을 물을 건가요? (방문/설문조사)

▶답변: 추후에 최선의 것으로 결정하겠습니다.

4. (여러 사람의 질문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그러면 이렇게 여쭤볼게요.

주민이 반대하면 폐기될 수도 있는 사업입니까?

▶답변: 8지구의 춘천시 소유지분이 51%입니다.  지금 춘천시가 주민  동의 없이 시행해도 하자없는 사업입니다.

다만, 저희 시가 절차상 주민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이해해 주십시오.

그리고 사업을 하겠다고 추진했다가 포기하면 그게 어떻게 되겠어요. (폐기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

 

질문한 답변중에 내 불안한 마음을 안심시켜주는 그 어떤 약속이나 보장도 들어있지 않았다.

Posted by 사람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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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었던 것 같다.

▲ 춘천시장 이광준 씨

강원도와 도교육청이 재정의 80%를 지원하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춘천시가 강원도 18개 시군 중에서 유일하게 거부하고 나섰다는 기사를 보았다.

관련기사>

[강원도민일보] 무상급식 거부 반발 확산

[강원도민일보] 춘천시·시의회 무상급식 공방가열

[한겨레신문] 춘천시 무상급식 거부에 결국… “학부모 힘으로 예산 17억 마련”

[한겨레신문] 춘천시, 무상급식 거부해놓고… 교육청 매칭예산 60억은 달라?

오래전 일이 생각났다.

동네 주민자치센터(동사무소) 복지담당을 만나 복지상담을 받으면서 구차한 하소연을 어렵게 털어놓은 끝에 고작 짤막하고 무성의한 답변 몇 마디를 들어야 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강원도의 무상급식지원 정책은  초등학생도 아니고 자녀도 없는 나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일은 아니지만 기뻐하고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굳이 이런 경험이 아니었더라도 상식적으로만 생각해 봐도 우리의 공교육 환경이 얼마나 윤택해지는 좋은 일인가?

그런데 춘천시는 이것을 거부하고 반대하였다. 왜?

신문기사를 통해 춘천시의 입장이란 것을 살펴보면

(춘천시가 여러가지 거부논리를 내세우지만 많은 부분들은 전면무상급식 지지측과 진실공방에 가까운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춘천시가 전면무상급식을 거부하며 내세우는 가장 효과적인 명분은

빠듯한 시 예산에서 '전면무상급식'에 돈을 쓰느니  '노인 일자리 창출'에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춘천시민을 위해, 없는 복지예산을 잘 쪼개서 쓰려고 고민하는 중인데 이번엔 전면무상급식 재원까지 마련해야 되느냐 하는 식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명분에 춘천시가 얼마나 순수한 진정성을 가지고 있을까 매우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내가 살고 있는  '춘천시 효자 1동'이라는 동네 상황 때문이다.

효자 1동은  춘천시 외곽의 면단위 지역보다도 인구수가 적고 노령인구가 많은 동네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춘천시가 현재 '약사재정비사업'이라는 것을 벌이고 있는데,

'노인일자리창출' 복지예산 운운하는 춘천시가 이 힘없고 노령인구 많은 동네 주민들을

무조건 동네 바깥으로 몰아내는 식의 개발사업을 밀어부치는 인상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 춘천시청 홈페이지 첫화면 (2012. 1. 20)

▲ 약사재정비사업 안내문 (시청 홈페이지, 2012. 1. 20)

시청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재정비사업에 대한 안내광고를 볼 수 있지만 주민설명회에 참석하면서 내가 대략적으로 이해한 사업의 요지는

이런 게 아닌가 싶다.

1) 서울간 복선전철화하면서 예상되는 교통량을 고려하여 연계 도로를 확장, 확충 하는 등의 정비사업을 한다.

2) 동시에 재정비 도로 근처 주택가에 주택재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3) 이러한 구상에 따라 대상지역을 9개지구로 나누어 사업을 벌인다.

그리고 이런 계획하에 우리 동네는 "약사재정비사업" 8지구 대상지역이 되었다.

 

그런데 내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정말 주민들에게 유익한 사업인가?"

Posted by 사람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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