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오판(television) 사람들


어제 그만 화가 나버렸다.

난 어제도 가난한 하루를 견뎠다.
봄볕이 적어 헐벗은 우리집 뒤란 봄나무 짧은 한낮 한때
꽃잎 몇 개 희미한 향기 쫓아 극성스레 앵앵대는 벌들의 가난한 비행
재개발 입소문만 몇 년 째 뒤숭숭한 빈집 빈터 많은 낡고 불안한 동네
어느 한 곳 마음 둘 풍경 없이 갑갑하고 한심한 신세를 고민하여
생각을 접고 펼치고
마음을 자르고 추스르고
하루를 그렇게 견딘 내게
그들은 고작 어느 여배우의 연애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연애도 사람의 일이나,
사람은 빼두고 인정(人情)은 제쳐둔
그들의 그까짓 개인사(個人事수근거림을
왜 나처럼 가난한 사내에게 들려주는지 모를 일이었다.

아마도 그들은
(pen)은 칼보다 강하단 전설을 잃어버렸나보다.         
                                                                     (2011.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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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람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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